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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법원 판례는 부부 양쪽의 재산 총액보다 부채 총액이 많은 경우 재산분할이 안 된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경우에도 재산분할이 가능한 것으로 변경됨.

사실관계

  • 남편의 이혼청구에 아내가 재산분할을 반소로 청구
  • 남편 재산 570만원 부채 350만원 → +220만원
  • 아내 재산 1억8,500만원 부채 2억2,687만원 → -4,187만원
  • 아내가 남편에게 채무의 분담을 요구하는 재산분할 청구

다수 의견

  • 부부의 총 적극재산 가액이 채무액보다 적다는 그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는 당연히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다.
  • 순재산관계를 기초로 채무초과의 실질적인 이유 등을 살펴보고 채무 일부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만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적절한 분담 방법을 정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 기존 판례 변경 :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므933 판결,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므718 판결

반대 의견

  • 총재산가액에서 부채액을 공제하면 남는 것이 없으므로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별개 의견

  • 상대방에게 양(+)의 순재산이 남아 있을 경우 그 가액을 한도로 재산분할 가능 → 사례의 경우 220만원 재산분할 가능
  •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적극재산 범위 내에서 재산분할 청구 가능 → 사례의 경우 570만원 재산분할 가능

2010므4071(본소) 이혼, 2010므4088(반소) 전문 보기
사건 2010므4071(본소) 이혼, 2010므4088(반소) 이혼 및 재산분할등
원고(반소피고),피상고인 원고
피고(반소원고),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대구지방법원 2010. 10. 19. 선고 2010르749(본소), 2010르756(반소) 판결
판결선고 2013. 6. 20.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가정법원 본원 합의부에 이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재산분할 제도는 이혼 등의 경우에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이는 민법이 혼인 중 부부의 어느 일방이 자기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의 특유재산으로 하는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여, 이혼을 할 때는 그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분할하여 귀속시키고자 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부부가 이혼을 할 때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적극재산이 있는 경우는 물론 부부 중 일방이 제3자에 대하여 부담한 채무라도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것이거나 부부 공동생활관계에서 필요한 비용 등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한 것이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므501 판결 등 참조).

민법도 재산분할에 관하여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나아가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제839조의2 제1항 및 제2항), 분할대상인 재산을 적극재산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그에게 귀속되어야 할 몫보다 더 많은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소극재산의 부담이 더 적은 경우에는 적극재산을 분배하거나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은 어느 것이나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고, 후자의 경우라고 하여 당연히 재산분할 청구가 배척되어야 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을 한 결과가 결국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법원은 그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물적 담보의 존부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그 구체적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 할 것이다. 그것이 부부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에 즈음하여 청산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맞고,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도 부합한다.

이와 달리 부부의 일방이 청산의 대상이 되는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총 재산가액에서 채무액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 질 수 없다고 한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므933 판결,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므718 판결 등은 위 견해에 저촉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한다.

다만 재산분할 청구 사건에 있어서는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되므로, 재산분할에 의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그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채무초과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그 채무부담의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할지 여부 및 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할 것이고,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는 점을 덧붙여 밝혀 둔다.

2.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가.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 겸 반소피고(이하 ‘반소피고’라 한다)의 적극재산으로는 우체국 장기주택마련보험 해약환급금 예상액 5,509,190원과 대구은행 예금채권 234,820원이 있고, 소극재산으로는 대구은행 대출금채무 3,529,280원이 있는 반면, 피고 겸 반소원고(이하 ‘반소원고’라 한다)의 적극재산으로는 시가 185,000,000원 상당의 아파트 1채가 있고, 소극재산으로는 위 아파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100,000,000원, 국민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 96,045,008원, 삼성화재에 대한 대출금채무 11,776,021원, 대한생명에 대한 대출금채무 15,870,000원, 교보생명에 대한 대출금채무 3,180,000원이 있어서, 반소원고가 주장하는 소외인 등 4인에 대한 차용금채무를 제외하고도 총 226,871,029원의 채무가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결국 반소원고와 반소피고의 총재산가액 190,744,010원(= 5,509,190원 + 234,820원 + 185,000,000원)에서 채무액 230,400,309원(= 3,529,280원 + 226,871,029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으므로, 반소원고의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재산분할 청구인인 반소원고는 적극재산보다 소극재산이 더 많아 적어도 순재산으로 41,871,029원(= 226,871,029원 – 185,000,000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반면 상대방인 반소피고는 2,214,730원(= 5,509,190원 + 234,820원 – 3,529,280원)의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으로서는 부부의 총 적극재산 가액이 채무액보다 적다는 그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는 당연히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반소원고와 반소피고의 순재산관계를 기초로 채무초과의 실질적인 이유 등을 살펴보고 반소원고 명의로 된 채무 일부를 반소피고도 분담하게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만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적절한 분담 방법을 정하여 반소원고의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에서 본 이유만으로 반소원고의 재산분할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재산분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판결 이후 가사사건에 대한 전속관할을 가진 가정법원이 새로 설치된 데 따라 그 관할법원으로 이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소영의 반대의견과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 및 대법관 양창수,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박보영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소영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그에게 귀속되어야 할 몫보다 많은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소극재산의 부담이 적은 경우에는 적극재산을 분배하거나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을 한 결과가 결국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가. 민법이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면서 재산분할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이혼 후 생활의 어려움을 염려하여 이혼을 주저하는 부부 일방, 특히 여성에게 이혼의 자유를 보장하고 헌법상 양성평등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즉 부부별산제를 채택한 우리 민법하에서 혼인 중에 취득한 재산을 대부분 남편 명의로 하는 당시 관행으로 인하여 경제활동능력이 미약한 아내로서는 이혼 후 생활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유지하였으나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에 대하여 분할청구권을 인정함으로써 부부별산제로 인하여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혼인생활 중에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는 여성의 직접적인 기여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을 통한 간접적인 기여를 인정할 수 있고, 혼인관계의 존속을 신뢰하여 혼인생활 동안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포기한 여성에 대하여 배려나 보상이 필요하다는 관점과 부부 간의 연대성에 기초한 이혼 후 부양이라는 관점에서 재산분할 제도는 입법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법원도 그러한 관점에서 재산분할의 대상과 범위를 해석하여 왔다. 오늘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가정 내에서의 여성의 지위나 가사노동에 대한 평가가 민법 개정 당시에 비하여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여성의 역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현실적인 경제적 지위에서 볼 때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경제활동의 기회를 보장받고 대등한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민법상 부부별산제의 시행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보완하고자 하는 재산분할 제도의 정책적 목표와 제도의 효용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러한 재산분할 제도의 도입 목적과 취지를 부부별산제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으로부터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 중 일부를 분할받을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서, 혼인생활 중에 형성된 부부 공동의 재산관계 전체의 청산을 요구할 권리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재산분할청구권이 혼인 중에 취득한 부부공동재산의 청산 분배를 주된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재산분할 제도에 혼인생활에 대한 청산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일 뿐이지, 재산분할 제도의 본질이 혼인생활 중 발생한 모든 재산관계를 청산하는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부부공동재산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와 달리 부부별산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 민법하에서 부부 공동의 재산관계 청산이라는 개념은 성립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민법이 채택한 재산분할청구권이란, 비록 상대방 배우자 명의로 되어 있으나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인의 실질적인 기여를 인정하여 혼인관계가 해소될 때 상대방 배우자에게 그 재산에 대한 권리 이전을 요구하거나 그 권리에 상당하는 대가, 즉 대상(代償)으로서 금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고 볼 것이다.

재산분할청구권의 개념을 이와 같이 이해한다면, 재산분할청구권은 상대방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이 존재하고 그 재산이 혼인생활 중에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되었을 것을 필수불가결한 전제로 하는 것이고, 재산분할 청구인은 그 재산을 재산분할 청구의 객체, 즉 분할대상재산으로 삼아 그에 대한 권리의 이전을 요구하거나 그 권리에 상당하는 대가로서 금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부부의 채무액이 총 재산가액을 초과하여 혼인생활 중에 형성된 공동재산이 없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고 본다면, 이는 재산분할 제도의 본질과 대상을 오해한 것이다.

나. 이 사건에서 재산분할 청구인은 상대방의 적극재산이 아닌 자신의 채무를 분할대상재산으로 삼아 상대방에게 그 중 일부를 부담할 것을 청구하고 있으나, 이러한 청구는 우리 민법의 재산분할 제도상 허용될 수 없다. 그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부부가 공동의 노력으로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재산형성에 수반하여 채무를 부담하거나 일상가사의 필요에 따라 또는 혼인생활비용 마련을 위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채무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고려하여야 할 요소이기는 하지만, 민법과 가사소송법은 재산분할을 할 때 이를 어떤 방식으로 고려할지, 그 채무 자체를 분할대상재산으로 삼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래서 재산분할 청구인의 채무를 분할대상재산으로 할 수 있는지는 채무의 법적 성질과 민법 제839조의2의 규정취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2) 부부공동재산제를 채택하지 않은 우리 민법하에서 부부 일방의 채무는 일상가사채무가 아닌 한 그 일방에게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당사자들 사이의 법률행위에 일정한 법정요건이 보태어지면 귀속주체가 달라질 수 있는 적극재산과는 달리, 소극재산인 채무는 채무자와 제3자가 채무인수에 합의하더라도 채권자의 승낙이 없는 한 그 귀속주체가 달라질 수 없다.

이혼한 부부만이 당사자가 되는 가사비송절차에서 법원이 부부 일방의 채무를 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취지의 심판을 하더라도 이로써 그 채무가 상대방에게 면책적으로 인수되는 법률적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므1596, 1602판결 등 참조). 제3의 이해관계인인 채권자가 존재하는 채무를 부부 사이의 합의나 법원의 재산분할심판만으로 청산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3)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산분할청구권은 상대방 명의로 남아 있는 적극재산의 존재를 불가결한 전제로 하는 것이고, 이를 분할대상재산으로 삼아 그에 대한 권리의 이전을 요구하거나 그 권리에 상당하는 대가인 금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소극재산인 채무는 분할대상재산이 될 수 없다.

대법원은 그 동안 부부 일방이 혼인 중에 부담한 제3자에 대한 채무도 일정한 경우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고(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므4297 판결 등 참조), 간혹 그러한 채무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표현한 적도 있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므469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그러한 판결들의 취지는 채무 자체가 청산 분배의 대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분할대상재산을 확정하고 그에 대한 재산분할비율을 산정할 때 채무를 고려하여 그 채무액을 재산가액에서 공제한 잔액을 기준으로 재산분할 지급액을 산정하거나 분할대상재산에 대한 공유지분을 정하라는 뜻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12. 2. 선고 94므1072 판결 등 참조). 채무는 분할대상재산이 아니지만, 재산분할심판을 위한 심리의 대상이 되고 분할대상재산에 대한 분할비율을 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로 작용하여 그러한 의미에서 청산의 대상이 되는 것에 불과하다.

(4) 무엇보다 민법 제839조의2의 문언 해석상, 재산분할 제도는 부부 공동의 순재산이 있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재산’은 재화와 자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사용될 뿐 채무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재산을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포함하는 의미로 이해하여 채무를 소극재산으로 분류하는 것은 법학이나 경제학 등에서 학술상 사용하는 개념이고, 일반인의 현실에서는 채무를 재산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우리 민법도 여러 조문에서 ‘재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대체로 재화나 자산을 의미하는 일반적인 용례대로 사용하고 있고, 소극재산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예외적이다.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재산분할’은 다른 조문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조항만으로는 ‘재산분할’에서 말하는 ‘재산’이 일반적인 용어로서의 재산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극재산까지 포함하는 재산을 의미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민법 제839조의2는 제2항에서 “제1항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재산분할’에서 말하는 ‘재산’이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부부의 채무를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통상의 어법에 맞지 않으므로 민법 제839조의2에서 말하는 ‘재산’은 일반적인 의미의 재산이라고 해석하여야 하고, ‘재산분할’은 그러한 의미의 재산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도 여러 차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라고 판시하였는데(대법원 2009. 6. 9.자 2008스111 결정 등 참조), 채무를 ‘혼인 중에 취득한 공동재산’이라고 하는 것 역시 통상의 어법에 어긋난다.
민법 제839조의2에서 규정한 ‘재산’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재산, 즉 재화와 자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그러한 부부 공동의 재산이 있을 때 비로소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5) 결론적으로,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청구권에 의하여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분할대상재산은 부부 공동의 순재산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한 순재산이 없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인의 채무를 분할대상으로 삼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재산분할청구권의 본질과 대상을 오해한 것이고, 가능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법률을 해석함으로써 새로운 입법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 다수의견은 부부 공동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채무를 더 많이 부담하고 있는 일방이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 공평에 부합한다고 한다. 채무를 공평하게 부담시킨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얼핏 그럴 듯해 보이나, 그에 따를 경우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거나 불합리한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사회의 현실에서는 아내가 전업주부인 가정에서 남편이 실직이나 사업실패로 가정을 경제적 파탄상태로 만들고, 더 나아가 아내를 심히 부당하게 대우하는 등 혼인생활까지 파탄에 이르게 한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가정에서는 적지 않은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그나마 경제활동능력이 있는 남편 명의로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때 남편의 부당한 대우에 견디지 못한 아내가 이혼을 청구하자,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오히려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다수의견에 따르면 이러한 경우 법원은 남편의 채무의 분할을 위하여 아내가 남편의 채무 일부를 부담하도록 명해야 하고, 그것이 공평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비록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편으로부터나마 벗어나고자 이혼을 청구하려 하여도, 남편의 채무를 떠안을 능력이 없는 아내는 이혼을 포기하고 남편의 책임으로 인한 실질적인 혼인파탄에도 불구하고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다수의견을 따른다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여성에게 실질적인 이혼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도입한 재산분할 제도가 오히려 경제적 빈곤층에 속한 여성의 이혼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위의 사례에서 아내가 재산분할의 부담을 무릅쓰고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여 남편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거나 남편의 채무를 대위변제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제활동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아내로부터 재산분할금까지 지급받은 등으로 채무부담을 덜어낸 남편은 비교적 용이하게 경제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경제활동능력이 미약한 아내는 남편에 대한 재산분할을 위하여 새로이 부담한 채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소지가 다분하다. 재산분할 제도는 이혼 후 부양의 측면도 고려하여 도입한 것인데, 다수의견을 따른다면 경제적 빈곤층에 속한 여성이 이혼 후 더욱 열악한 환경에 처하는 역기능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수의견이 공평의 관점에서 일면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할 정도로 가정경제가 파탄에 이른 부부에게 재산분할제도의 입법목적이나 본래의 기능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현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라. 다수의견은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재산분할 청구인의 채무를 분담하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법원이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어떤 방법을 통하여 적절한 재산분할을 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사실상 아무런 답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있다.

재산분할 청구인의 채무를 분할하는 방법으로는, 사실심의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법원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의 일부를 인수하도록 명하거나, 상대방이 분담하여야 할 채무 상당액을 재산분할 청구인에게 지급할 것을 명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중 어느 방안에 의하더라도 적절한 채무분할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1) 먼저 법원이 채무인수를 명하는 방안에 관하여 살펴본다.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약정에 의한 채무인수는 채권자의 승낙이 없는 한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마찬가지로 법원이 이혼한 부부 사이에 채무인수를 명하는 재산분할심판을 하더라도 제3자인 채권자가 그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고, 채권자가 채무인수를 승낙하지 않으면 그 심판은 실효가 없을 것이므로, 법원이 제3자의 의사 여하에 따라 그 효력이 좌우되는 심판주문을 낼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다. 그러한 심판주문이 우리 법체계상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채무인수를 승낙하지 아니한 경우 그 채무인수를 명한 재산분할심판이 어떠한 효력을 가지는지도 분명하지 아니하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는 방법으로는, 법원이 분할대상채무에 대하여 재산분할 청구인과 상대방 사이의 내부적인 분담비율만을 정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직접 채권자에게 그 분담채무 상당액을 변제할 것을 명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판주문은 대외적으로는 아무런 구속력이 없고, 상대방이 분담하여야 할 채무를 대위변제한 재산분할 청구인이 나중에 상대방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뿐이지, 이를 기초로 하여서는 강제집행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2) 다음으로 법원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재산분할 청구인에게 분담채무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명하는 방안, 이른바 대상(代償)분할방식에 관하여 살펴본다.

다수의견의 견지에서 실질적인 채무분할의 효과를 얻으려면 채무인수 대신 대상분할방식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재산분할 청구인이 대상분할방식에 따라 상대방으로부터 분담채무 상당액을 지급받더라도 그 돈으로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 채무는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여기에 대상분할방식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혼한 부부 일방의 채무 중에는 상대방이 그 채무에 대한 보증인이거나 물상보증인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재산분할심판의 실무에서는 상대방을 그 채무의 귀속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채무를 부담한 재산분할 청구인이 상대방으로부터 재산분할금을 지급받은 다음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소비하여 버릴 경우 상대방으로서는 실질적으로 재산분할금을 이중으로 지급하여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물론 채권자에게 보증채무를 이행하거나 물상보증인으로서 책임을 진 상대방은 재산분할 청구인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나, 이러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이중지급의 위험까지 고려하여 재산분할비율을 정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면 반대로 채무변제의사를 가진 재산분할 청구인에게 불공평한 결과가 된다. 이러한 경우 법원이 적정한 재산분할비율을 결정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그 밖에 재산분할심판 확정 후에 재산분할 청구인이 채권자로부터 채무를 면제받는 경우, 재산분할 청구인의 채무가 시효로 소멸하는 경우, 재산분할 청구인이 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주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는 경우 등 재산분할 청구인의 채무가 소멸하여 이를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되더라도, 상대방은 재산분할심판에 따라 재산분할 청구인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다수의견은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 공평을 기한다는 명분으로 채무도 분할하려 하는데, 이처럼 대상분할방식으로 채무를 분할할 경우 채무의 공평한 분배라는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마. 다수의견에 따라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부부에게도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여 실질적인 채무분할을 허용하면, 그 동안 분할대상인 적극재산이 없어 재산분할 청구를 포기하였던 경우까지 재산분할 청구를 하게 됨으로써, 여태껏 재산분할사건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던 새로운 여러 가지 법률적 쟁점들이 제기되어 실무의 운영에 적지 않은 혼란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반면, 그에 따른 실익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1) 다수의견에 따라 채무 자체가 분할대상재산이 되면 재산분할심판의 당사자들은 이전보다 한층 더 채무의 주장․입증에 주력할 것이고 심지어 허위의 채무를 가공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혼인생활 중에 발생한 채무에 관한 법원의 심리는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부부가 혼인생활 중에 부담한 채무는 채권자가 가족이나 친척 또는 가까운 지인인 경우가 많고 따로 증거방법을 남겨놓지 아니한 이상 채무의 존부나 액수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재산분할사건의 심리기간이 종전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 부부 일방이 이미 소멸한 채무를 분할대상재산으로 주장하는 경우 상대방이 그 채무가 변제 등으로 이미 소멸하였음을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상대방의 증명이나 법원의 심리 부담은 가중된다. 제3자에 대한 채무의 존재를 스스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할 것인지도 쉽지 않은 문제이다.

(2) 실질적인 채무분할이 이루어질 경우 부부 각자의 채무에 대한 기여도나 책임을 어떤 기준으로 인정하여 채무를 분배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부부 공동의 책임으로 부담하게 된 채무에 대하여는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적극재산과 같은 단순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을 터이고, 끝내는 혼인생활 중에 부담하게 된 채무의 발생 및 확대 경위 등을 둘러싼 부부 간의 소모적인 책임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법원으로서는 혼인파탄의 책임을 가리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심리의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3) 그 밖에 채무액수의 산정과 관련하여서도, 재산분할 청구인이 부담하는 채무가 정기분할상환 채무인 경우 상대방에 대하여 총 채무액의 지급을 명할 수 있는지, 총채무액의 지급을 명한다면 최종 변제기까지의 중간이자를 공제하여야 하는지의 문제 등 지금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던 여러 가지 법률상 쟁점들이 나타날 것이다.

(4) 이러한 과정을 거쳐 채무분할에 따른 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더라도 재산분할 청구인이 실제 강제집행을 통하여 재산분할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상대방의 경우, 청산의 대상이 되는 부부공동재산의 형성과 관련된 채무 외에도 다른 개인채무를 부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재산분할심판에 따른 채무를 스스로 이행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경우가 드물 것이다. 재산분할 청구인은 결국은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어야 할 것인데, 상대방에게 적극재산이 없거나 적극재산이 있더라도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우선변제권이 없는 재산분할 청구인으로서는 채권의 종국적인 만족을 얻을 가망이 거의 없다. 채무분할을 원하는 재산분할 청구인은 위에서 본 것과 같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재산분할의 확정심판을 받게 될 것이나, 현실적인 이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가난한 상대방은 또 하나의 채무를 떠안아 더 가난해질 뿐이다.

(5) 이와 같이 다수의견은 앞서 살펴본 문제들에 관하여 뚜렷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한 채 실무의 운영에 혼란을 일으키고 심리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한편 적극재산이 없는 당사자에 대한 재산분할심판은 그 실익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바. 민법 제839조의2의 규정취지와 채무의 법적 성질 등에 비추어 볼 때 채무 자체는 분할대상재산이 될 수 없으므로 자신의 채무를 분할하여 달라는 취지의 재산분할청구는 허용될 수 없고, 부부의 총 재산가액에서 채무액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는 경우는 민법 제839조의2가 예정한 재산분할 청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우의 재산분할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다수의견이 위와 같은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판결들(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므933 판결,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므718 판결 등)을 변경하는 것은 재산분할 제도를 개악(改惡)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반소원고의 재산분할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므로, 반소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5.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은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상태를 따져본 결과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의 결과가 결국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청산의 대상이 되는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남는 금액이 없더라도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 명의로 순재산{이하 양(+)의 순재산을 의미한다}이 남아 있는 경우 그 가액을 한도로 재산분할이 가능하나 그 이외에는 재산분할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

나. 먼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의 결과가 결국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1)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민법이 1990. 1. 13. 새로이 도입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으로부터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 중 일부를 분할 받을 권리를 말하는 것이지 혼인생활 중에 형성된 부부 공동의 모든 재산관계의 청산을 요구할 권리는 아니다. 이 점에 관하여는 기본적으로 반대의견과 궤를 같이 하고 구체적 논거에 대하여는 반대의견이 상세하게 설시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재론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우리 민법상의 재산분할 제도는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에게 그의 명의로 적극재산이 남아있는 경우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적극재산이 전혀 남아 있지 아니하여 소극재산인 채무 자체의 분담을 정하는 형태의 재산분할은 이를 예정하고 있지 않다. 특히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제3자인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효력이 생기게 하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우리 민법하에서는 다수의견과 같이 채무의 분담을 명하는 형태의 재산분할이 이루어지더라도 실질적인 경제적 만족을 얻기 어려우므로 그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2) 다수의견과 같이 재산분할에 있어 채무 자체의 분할을 허용한다면 이는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진 경우와 같이 종래 실무운용의 틀을 크게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심이 적극재산 없이 소극재산만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에게 채무 자체의 분담을 정하는 형태의 재산분할을 명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채무에 대한 재산분할을 인정하는 경우에 어떠한 방식으로 재산분할을 할 것인지,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무의 취급 등 예상되는 수많은 문제점에 관하여 학계에서는 물론 실무계에서도 충분히 검토가 이루어지거나 논의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이다. 다수의견은 이와 같은 여러 문제점들을 사실심 법관들로 하여금 해결하도록 미루고 있다. 실무운영에 혼란을 야기하고 사실심 법관들의 심리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다. 그러나 한편 청산의 대상이 되는 채무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모든 경우에 재산분할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에도 찬성할 수 없다. 위와 같은 경우에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 명의로 순재산이 남아있는 때에는 그 순재산가액을 한도로 재산분할을 명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종전 대법원판례는 위 견해와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1) 무엇보다도 재산분할 청구인에게 순재산이 남아있지 않은 반면 상대방에게는 그 명의의 순재산이 남아 있는 경우, 단지 청산의 대상이 되는 채무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청구인은 아무런 재산분할을 받지 못하고 채무만을 분담하게 되는 반면, 상대방은 이혼 후에도 그 명의의 순재산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어 현저히 공평에 반한다. 이러한 불공평은 청구인이 부담하는 순채무가액과 상대방 명의의 순재산가액의 차이가 커질수록 더욱 커지며, 통상인의 건전한 법관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와 같은 경우까지 상대방이 그 명의의 순재산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2) 민법 제839조의2의 문언적 해석과 관련하여, 위 조항에서의 ‘재산’의 의미를 반대의견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재산, 즉 재화와 자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해석하더라도,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 명의로 남아있는 순재산은 그 개념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상대방의 순재산가액을 한도로 재산분할을 명하더라도 위 조항의 문언에 정면으로 반하지 아니한다.

(3) 재산분할 제도는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거기에 부양적인 성격이 가미된 제도이다(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다74900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재산분할 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보면, 상대방이 보유한 순재산을 한도로 재산분할을 명하는 것이 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청산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본다.

라. 결국 다수의견과 같이 갑작스레 채무 자체의 분담을 정하는 형태의 재산분할을 허용하기 보다는 채무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모든 경우에 재산분할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의 입장을 다소 완화하여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 명의로 순재산이 남아 있는 때에는 순재산가액을 한도로 재산분할을 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다수의견을 취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실무 운영상의 혼란과 사실심 법관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대의견을 유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현저한 불공평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조화로운 해결 방안이라고 본다.

마. 이 사건을 보건대, 청산의 대상이 되는 채무액이 총 재산가액을 초과하지만 반소피고는 순재산 2,214,730원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그 한도 내에서는 재산분할이 가능하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반소피고에게 위 가액을 한도로 재산분할을 명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바. 그러므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에서는 다수의견과 의견을 같이 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파기의 이유를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 둔다.

6.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은 이혼한 배우자 사이의 재산분할의 대상에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이 모두 포함되며 분할의 대상이 되는 채무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을 한 결과가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법원은 그 채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분할의 방법 등을 정할 수 있다고 본다. 즉 다수의견은 재산분할 청구 상대방에게 아무런 적극재산이 없고 채무만 있는 경우에도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취지의 재산분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산분할 과정에서 소극재산 즉 채무를 고려하여 청산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은 그 청구 상대방에게 적극재산이 있는 경우에 그 적극재산에 대한 분할을 구하는 제도이며, 아무런 적극재산이 없고 채무밖에 없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고 새겨야 한다.

나. 부부의 총 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는 반대의견이나, 재산분할 청구 상대방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는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은 모두 순 소극재산 즉 채무만에 대한 재산분할을 구할 수 없다는 것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점에서는 위 의견들이 옳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에 관한 구체적인 논거 등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덧붙이는 외에는 위 의견들에서 밝힌 견해에 찬성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가사소송규칙은 재산분할 청구에 관하여 제97조에서 금전의 지급, 물건의 인도, 등기 기타의 의무이행을 동시에 명하는 이행명령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채무만에 관한 분할 내지는 부담에 대하여는 직접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데, 이는 재산분할 청구가 채무만의 분할을 예정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 보인다.

그리고 재산분할 청구 상대방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단기간 내에 상당한 적극재산을 취득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산상태라 할 수 있다. 재산분할 청구에 청산적 요소가 반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파산상태에 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채무를 더 부담시켜 파산상태를 가중시키는 것은 부양적 요소도 고려하고 있는 재산분할 제도가 의도한 바라고 하기 어렵다. 또한 그와 같은 결과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조가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도산법제의 기본정신에도 어긋날 우려도 있다. 재산분할 청구인이 상대방의 새로운 채권자로 등장하여 상대방의 회생에 장해가 되거나 상대방에 대한 일반채권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다만 이와 같이 단기간 내에 상당한 적극재산을 취득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정이 참작될 수 있다면 결국 적극재산은 전혀 없고 채무만 있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이 허용될 수 있어 다수의견과 같다는 주장이 제기될지 모른다. 그러나 단기간 내에 또는 장래에 상당한 적극재산을 취득할 수 있는 확실한 경제력이 있는 경우에는 현재 상태에서도 그 경제력을 실질적인 적극재산의 한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되며, 비록 금전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직접적으로 가액 산정 방식에 의한 적극재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시에 반드시 참작하여야 하는 요소라 할 것이므로, 이를 실질적인 적극재산과 같이 취급하여 이를 고려한 재산분할의 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만에 대한 분할을 부정하는 것과 모순된다고 할 수 없다.

다. 한편 위 논거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혼한 배우자 사이의 재산분할 청구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적극재산에 대하여 분할을 구하는 것으로서, 재산분할 청구 상대방에게 적극재산이 있는 한 재산분할이 가능하므로, 비록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정만으로 재산분할 청구가 반드시 불가능하다고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혼인생활 중에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유지한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재산별로는 그 형성․유지에 기여하거나 원인을 제공한 노력의 내용이나 정도가 다르고 그 분할의 용이성도 다를 것이다. 특히 소극재산의 경우에는 적극재산과 달리 제3자인 채권자가 개입되어 있어 종국적인 분할이 쉽지 않고, 또한 그 소극재산의 형성 과정과 적극재산의 형성 과정이 서로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소극재산을 적극재산과 대응시켜 일정한 비율로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아니할 뿐 아니라 그와 같은 분할이 타당하지 아니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대법원이 그 동안 혼인 중에 부담한 채무도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여 왔는데, 이는 채무 자체가 청산 분배의 대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재산분할대상을 정하고 그 비율을 산정할 때에 함께 고려하여 그 채무액을 재산가액에서 공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산분할 지급액을 산정하라는 취지라는 반대의견의 해석은 적절하다고 보인다.

그런데 그와 같은 논리를 일관하여 보면, 상대방이 적극재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유만으로 재산분할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일단 재산분할 청구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고, 나아가 위와 같이 소극재산과 관련된 사항을 반영하여 재산분할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재산분할은 실질상의 공동재산을 청산하여 분배함과 동시에 이혼 후에 상대방의 생활유지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책행위에 대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도 가질 수 있으며(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8804 판결,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다58963 판결 등 참조), 또한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상태에서 채무를 새로이 상대방에게 분담시키는 것이 파산상태를 가중시킴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점은 적극재산을 청구인에게 분배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해당될 수 있다. 따라서 쌍방의 구체적인 적극재산 및 소극재산의 내역 및 형성 과정과 아울러 실질적인 경제력을 고려한 부양적 요소 등 민법 제839조의2에서 정한 기타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소극재산이 초과하는 상태에서의 적극재산 분할 여부 및 그 분할비율이 쌍방의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및 형평에 부합되는지를 구체적인 사안에 맞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므1533, 1540 판결 참조).

이와 달리 해석하여, 반대의견과 같이 부부의 총 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를 모두 부정하게 되면, 극단적으로 재산분할 청구인은 상당한 가액의 소극재산만 가지고 있는 반면 상대방은 이보다 조금 적은 적극재산만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데 이러한 결과가 형평에 반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순재산을 한도로 재산분할 청구를 허용하는 위 별개의견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 청구인에게 상당히 큰 가액의 순 소극재산만 있는 반면 상대방에게는 상당히 큰 가액의 적극재산이 있으면서도 소극재산이 그보다 조금 더 많은 경우에 항상 재산분할 청구를 부정하게 되어 마찬가지로 형평에 어긋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채무만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전제 아래에서 위와 같은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산분할 청구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적극재산 범위 내에서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라. 이 사건에서 반소 재산분할 상대방인 반소피고에게는 적극재산으로 우체국 장기주택마련보험 해약환급금 예상액 5,509,190원과 대구은행 예금채권 234,820원이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반소원고와 반소피고의 총 적극재산 가액이 총 채무액보다 적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반소원고와 반소피고별로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명확히 가리고 소극재산도 재산분할 대상과 비율을 산정하기 위한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 이를 반영하여 최종적으로 반소피고의 위 적극재산 중 어느 정도를 반소원고에게 분할하는 것이 혼인 중의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 및 형평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재산분할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다수의견의 결론과 마찬가지로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이 반소피고에게 있는 적극재산의 합계액이 5,744,010원이고 순재산 금액은 2,214,730원에 불과하므로, 적극재산의 합계액 범위 내에서 재산분할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반소원고가 부담하고 있는 순 소극재산의 가액은 상당히 크지만, 한편 그 동안 반소원고는 개인과외를 하면서 가정을 이끌어 올 정도의 경제력이 있었던 반면 반소피고는 그 동안 뚜렷한 소득이 없었던 사정을 알 수 있다.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과연 반소피고의 위 적극재산 중에서 일부나마 재산분할 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형평의 관념에 입각한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부합되는지 여부도 고려한 후,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서 재산분할 청구의 허용 여부 및 그 금액 산정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임을 주의적으로 지적하여 둔다.

마. 위와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그 논거에 관하여는 견해를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 둔다.

7.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양창수,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박보영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사람이 사는 모습의 다양함은 부부 사이의 재산관계에서도 크게 다를 리 없다. 이혼의 마당에서 재산관계를 정리하고자 할 때 살아온 세월을 녹여 각자에게 돌아갈 몫을 가르는 일은 복잡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함께 살 것을 전제로 같이 노력하여 취득ㆍ유지한 부동산 등 자산과 부담하게 된 채무를 부부가 갈라서는 상황에서 그 명의와 상관없이 실질에 따라 배분하고 분담하게 하여 각자의 몫을 정하는 것이 재산분할 제도의 기본적인 출발점이라고 본다면, 그 재산이 적극재산이든 소극재산이든 한꺼번에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 공평하고, 나아가 장래의 평화를 위하여도 바람직하다. 총 재산을 모아보니 빚이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제도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언제나 여성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쉽게 단정할 것이 아니다. 재산분할 청구사건에서 경제적 능력이 미약한 아내의 보호를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집집마다 제각기 상이하게 전개되는 살림살이의 내용과 방식 및 결과를 재산분할의 틀 속에서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조화롭고 공평할 것인지는 그 속을 들여다보지 아니하고는 알기 어렵다. 빚이 더 많으면 그 속사정이 어떠하든 간에 무조건 그 채무의 명의대로 떠안고 헤어지라고 하는 것이 재산분할 제도의 본질에 부합한다고는 생각하지 아니한다. 채무가 더 많더라도 그것을 분담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그것을 살펴볼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세세한 사정을 심리ㆍ검토한 후에 합당한 결론을 이끌어내자는 것이 다수의견의 기본취지이다. 다수의견에 의하게 되면 마치 경제적 활동능력이 없는 여성은 이혼을 못하도록 하거나 더 깊은 빈곤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할 것처럼 비난할 일이 아니다.

다수의견에서 적시한 것처럼 기존의 대법원판례는 채무의 분할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었다. 그러나 순재산이 부(-)의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의 재산분할을 인정한 하급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례는 적지 않게 발견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재산분할에서 채무의 분할을 일률적으로 거부해온 법리적 굴레를 이제는 벗겨 줄 현실적 수요와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판례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함에 있어 혼인 중에 이룩된 재산상태의 청산적 요소, 나아가 이혼 후 당사자들의 생활 보장을 배려하는 이른바 부양적 요소 외에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 있다고 한다(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5다73105 판결 등 많은 재판례 참조). 채무초과상태라고 하여 재산분할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재산분할 제도에 관한 대법원의 위와 같은 확고한 이해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반대의견이 상정하는 것처럼, 만일 남편의 채무 초과가 그의 ‘실직이나 사업 실패로 가정을 경제적 파탄 상태로 만든 것’에 기인한다면 일반적으로 그 채무는 재산분할로써 처에게 분담시킬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러한 예를 들어 재산분할이 허용되는 범위가 제한되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이와 반대로 부부의 경제적 파탄의 원인이 아내에게 있는 경우에까지 남편이 그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채무를 아내에게 분담하도록 요구하지 못한다고 할 이유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 민법은 여러 조문에서 ‘재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각각의 경우에 거기에 소극재산인 채무가 포함되는지는 각 조문의 내용과 취지에 따라 따로 살펴보아야 하겠으나, 민법에서 ‘재산’이라는 용어가 소극재산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예외적이라고 할 수 없다. 각종 재산관리인 조항이나 상속재산에 관한 규정에서의 ‘재산’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혼인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혼인의 ‘재산적 효력’이라는 표제에서의 ‘재산’은 당연히 소극재산을 포함하는 것이고, 부부재산약정에 관한 제829조나 부부별산제를 규정한 제830조에서 말하는 재산 등이 적극재산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룩한’이라는 말은 ‘형성한’이라고 이해함이 상당하고, 반드시 적극재산만을 가리킨다고 볼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법 조문의 표현이 위와 같이 되어 있다고 하여 당연히 소극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취지까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법률 조문에 담긴 문언의 의미는 그 조문 속의 다른 문언과 조화롭게 파악하여야 하고,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목적론적⋅체계적 해석도 마땅히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소극재산의 전형적인 예인 차용금채무도 그 차용금으로 부부의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나아가 그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경우는 실제에 있어서 얼마든지 발견된다. 반대의견이 나 별개의견에서도 재산분할에 있어 부부의 채무가 ‘고려’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데, 만일 위 법조항의 ‘이룩한 재산’이 적극재산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한다면, 소극재산은 어떠한 법문상의 근거에 의하여 재산분할 청구의 내용에서 고려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적극재산이 소극재산의 가액에 근접하게 많더라도 전체 재산의 정산 결과가 양(+)의 상태이면 부채도 모두 분할대상에 포함하여 고려하면서도, 반대로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조금이라도 많게 되어 전체적으로 부(-)이기만 하면 아예 재산분할은 인정할 수 없다거나 상대방이 지닌 적극재산의 가액을 한도로 해서만 분할 청구가 인정된다고 제한하는 것이 그 제도의 원래의 취지라고 볼 해석론적⋅연혁적 또는 역사적 근거가 있는지도 역시 의문이다.

그리고 설사 위 법규정에서의 ‘재산’이 적극재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규정은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그와 같은 적극재산은 재산분할에서 고려하여야 하는 하나의 사정에 불과하고 그 외에 거기에 규정된 바의 ‘기타 사정’의 하나로 소극재산을 고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 재산분할 청구 사건은 그 성질이 비송사건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무엇보다도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가사비송사건”) 나목의 4) 참조]. 이는 권리의무관계를 추상적 법리의 잣대에 의하여 엄격하게 갈라내는 소송적 구조에서 판단하는 사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부부가 각자의 명의로 보유한 재산이나 채무가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것이거나 함께 책임져야 할 것인지 아니면 그 명의자 고유의 몫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지는, 당해 재산의 형성 경위, 혼인생활의 기간, 가정생활에서의 역할 분담 등 매우 복합적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재산분할을 통하여 그 몫을 정할 때에는 앞에서 본 대로 판례가 그 동안 말해 온 것처럼 부양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처럼 엄격히 법리적 구분을 할 수 없는 여러 사정들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재산분할 사건을 비송사건으로 정한 것으로 이해되고, 그 취지는 제도의 운영에서도 충분히 고려되어 마땅하다.

적극재산이라도 그것이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된 것인지를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아니하고, 특히 어느 일방의 특유재산임에도 상대방이 그 유지에 협력한 기여가 있는지를 판별하기는 더욱 어렵지만 증거와 상식과 합리적 지성에 의하여 이를 가릴 수밖에 없다. 혼인생활 중 형성된 채무도 마찬가지다. 그 갈래를 잡아야 할 필요가 있으면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에서 정리를 해 주는 것이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그것이 그 취지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길이다. 또한 그 방도 외에는 법률적⋅현실적으로 달리 합리적으로 이를 정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땅하지 아니하다. 재산분할 청구에서 배척된 채무의 분담을 민사소송을 통하여 부당이득 반환 등의 일반 법리에 따라 실현한다는 것은 아마도 일상가사로 인한 채무 등 지극히 좁은 범위에서 예외적인 경우에나 성공할 수 있을 뿐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남자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더 활발한 가정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정경제가 파탄에 이른 것이 남편의 사업실패 등으로 인한 채무가 그 주요한 원인이 된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그러한 채무가 이혼하는 아내, 특히 전업주부였던 아내에게 분담시킬 대상이 되는 채무, 즉 다수의견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것이거나 부부의 공동생활관계에서 필요한 비용 등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한 채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지는 각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그야말로 비송사건의 성질에 맞게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합당하고 적정한 수준에서 판단이 이루어진다면, 채무의 분담을 인정한다고 하여 곧 여성인권에 대한 억울한 압박이라는 부작용이 우려할 정도로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아니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채무의 분할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오히려 여성의 지위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당장 이 사건의 경우만 보더라도, 아내인 반소원고만 빚을 지고 있고 남편인 반소피고는 적은 금액이나마 적극재산을 지니고 있어 아내가 그 명의로 된 채무의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라. 한편 채무에 대한 재산분할을 인정할 경우에는 판결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 분담을 명할 것인가 하는 소송실무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재산분할 판결에서 채무의 인수를 명한들 제3자인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효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채무부담의 차이에 상응한 금전지급을 명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대개 이미 채무초과 상태이니 즉시 집행하여 권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에서 적시한 바와 같은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물적 담보의 존부뿐만 아니라 적극재산과 채무의 연관성, 채무의 변제기, 이혼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구체적 사건에서 채무의 인수를 명하는 방식이나 금전지급을 명하는 방식 또는 그 혼합적 형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합한 재산분할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이야말로 비송사건에서 발휘될 수 있는 유연한 판단을 위한 여유 공간이다.

재산분할의 판결에서 채무의 인수를 명한 경우에도 그것이 바로 면책적 채무인수의 효과를 생기게 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제3자를 위한 계약 또는 병존적 채무인수의 효과는 생길 수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105222 판결 등 참조). 어차피 채무자의 무자력으로 자기 채권의 현실적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있는 채권자로서는 가능한 한 자기 채권의 만족가능성을 넓히려고 할 것이므로 중첩적 채무인수의 가능성을 외면할 리 없다.

나아가 이혼 이후 채무의 본래 명의자가 채권자에게 변제를 한 경우에도 재산분할판결은 상대방에 대한 구상 청구를 할 수 있는 확실한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당장 상대방에게 집행할 재산이 없다고 하더라도 향후 그러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장차 채무초과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경우에 대비하여 그에게 혼인생활 중의 채무를 분담하도록 하는 것은 얼마든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이혼의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함으로써 소멸한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그리고 이는 제척기간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 2년 내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동안 어떠한 사정이 있었든 상관없이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권리는 확정적으로 소멸한다. 이러한 사태를 용인하는 것과 비록 현재는 소극재산이 많더라도 일단 재산분할로 채무의 분담을 허용하여 장래의 재산관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마. 채무의 태양이 다양하여 적절한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기가 어렵다거나 채무의 존부에 관한 다툼이 가열되어 심리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등의 우려도 모든 재산분할사건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지 채무분할의 경우에만 특유한 것이 아니다. 현재도 채무의 존재와 내용 등은 재산분할 청구 사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공격방법으로서, 반대의견이 제기하는 바와 같은 부담이나 법적 문제 등은 마찬가지로 법원에 의하여 다루어지고 있다. 다수의견처럼 채무분할의 길을 터주는 것이 법률적⋅현실적 어려움을 다소 가중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은 그것대로 달리 대처하여야 할 일이지 이를 이유로 제도의 작동 자체를 가로막아서 해결할 일은 아니다. 제도가 얼마나 성숙하고 원만하게 운영되느냐는 제도 자체의 적용범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이상으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혀 둔다.

재판장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양창수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주 심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 신
대법관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