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출자 신주발행도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면 무효-청주지법 2014가합1994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이 기존 주주들의 이익과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과적으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였다면 그 신주발행은 무효입니다.

  • 신주인수권은 주주의 자격에 기하여 법률상 당연히 주주에게 인정되는 것이며, 주주의 회사에 대한 참여비율을 유지시키는 기본적 장치이고, 주주자격에 필연적으로 부수하는 현상
  • 제3자에 대한 신주배정은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서만 가능하고, 그 사유도 신기술의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경영의 필요상 부득이한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함
  •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되나, 아무런 제한 없이 이를 허용한다면 현물출자제도를 이용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무력화시키는 탈법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
  • 현물출자는 ① 회사에 특별한 이익이 되야 하고, ② 회사 이익상 필요하고 적합해야 하며, ③ 회사이익과 주주가 입는 손해 사이에 비례성을 충족해야 한다.
  •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에 있어서 상법 제 418조 제2항에서 요구하고 있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요건은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야 한다.

청주지방법원 2014가합1994 신주발행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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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ooo
피고 ◊◊◊◊ 주식회사
판결선고 2014. 11. 20.

주문

  • 1. 피고가 2014. 5. 22.에 한 액면 5,000원의 보통주식 29,006주의 신주발행을 무효로 한다.
  •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총 발행주식 104,720주 중 25, 593주를 보유한 주주이다.
나. 원고와 피고 회사의 경영진 사이에 경영권에 관한 분쟁이 계속되던 중인 2014. 3. 14. 원고는 청주지방법원 2014비합♦호로 이사 5인, 감사 2인 추가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받아 2014. 6. 17.자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하였고, 이에 2014. 5. 중순경부터 위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소집통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 그러던 중 피고 회사는 2014. 5.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 회사 채권자들의 채권을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액면가 5, 000원인 신주 29, 0006주를 발행하기로 결의하고(이하 ‘이 사건 신주발행’이라 한다), 2014. 5. 28. 위 신주발행 사실을 등기하였다.
라.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인한 피고 회사 자본구조 및 지배구조의 변화는 아래 표 기재와 같고, 채권의 내역 등은 별지 신주발행 및 주식대금의 현물출자 관련사항 기재 와 같다.

 이 사건 신주발행 이전이 사건 신주발행 이후
자본구조납입자본금523,600,000원668,630,000원
발생주식 총수104,720주(보통주식)133,726주(보통주식)
지배구조원고 의결권25,593주(24.44%)25,593주(19.13%)
원고가 위임받은 의결권27,789주(25.65%)27, 789주(20.78%)
그 외(원고와 경영권 분쟁 중인 대표이사 이사들 및 그 측근 주주들 이 사건 신주발행에 의한 새로운 주주 소유 의결권)19,195주(36.98%)67,735주(50.65%)

마. 피고 회사 정관에는 제3자배정에 의한 신주발행이나 현물출자에 관한 규정은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신주발행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①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도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미친다고 보아야 하므로, 상법 제418조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현물출자에 의한 신주발행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그런데 피고 회사 정관에는 제3자배정에 의한 신주발행에 관한 규정이 없고, 더군다나 이 사건 신주발행은 상법 제418조 제2항에서 요구하고 있는 ‘경영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함에 있어서 상법 제418조 제3항에서 정한 공고 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다.
위와 같이 위법한 신주발행으로 인하여 피고 회사의 지배구조가 변동되고 원고의 주주권이 침해되었다.
② 이 사건 신주발행은 변제기가 미도래한 채권을 가지고 현물출자를 한 경우이므로 상법 제422조 제1항에서 정한 검사인의 조사를 거쳐야 하나,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함에 있어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나. 피고 회사 주장
피고 회사는 다음과 같은 근거로 이 사건 신주발행은 적법하다고 다툰다.
① 현물출자에 기하여 신주발행을 하는 경우에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미치지 아니하고, 특히 피고 회사의 정관에는 현물출자나 제3자에 대한 신주배정에 관한 규정이 없어 현물출자에 관한 상법 규정인 제416조 제4호에 따라 이사회 결의를 통하여 현물출자에 관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
② 설령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현물출자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도 미친다고 하더라도, 현물출자에 의한 이 사건 신주발행은 경영상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것이었으므로, 상법 제418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었다.

3. 관련 법리
가. 주주의 신주인수권은 주주가 종래 가지고 있던 주식의 수에 비례하여 우선적으로 신주의 배정을 받을 수 있는 권리로, 이 권리는 주주의 자격에 기하여 법률상 당연히 주주에게 인정되는 것이며, 정관이나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주주의 신주인수권은 주주의 회사에 대한 참여비율을 유지시키는 기본적 장치이고, 주주자격에 필연적으로 부수하는 현상으로, 상법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갖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종래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정관에 의하여 폭넓게 제한할 수 있도록 하다가 2001. 7. 24. 법률 개정을 통하여 주주에게는 원칙적으로 신주인수권이 귀속된다는 점을 명문으로 규정함으로써(제418조 제1항), 주주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였다.

그러나 주주의 신주인수권도 회사의 자본조달의 기동성을 꾀하거나, 종업원·거래처 등 제3자와의 관계강화 또는 적대적 기업매수로부터 경영권의 보호 등을 위하여 정관이나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존 주주에게 보유 주식의 가치 하락이나 회사에 대한 지배권 상실 등 불이익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상법 제418조 제2항은 제3자에 대한 신주배정은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서만 가능하도록 하면서, 그 사유도 신기술의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경영의 필요상 부득이한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50776 판결 참조).

나. 한편 현물출자는 회사가 자본을 조달하거나, 개인기업이 회사로 전환하거나, 회사를 분할하거나, 산업재산권을 기업화하는데 이용되는 중요한 재산출자의 한 형태로, 당해 기업에 필요한 특정한 재산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하고, 현물을 보유하고 있는 주식인수인에게 직접 현물로 출자할 수 있게 하여 대중자본을 용이하게 흡수하는데 그 존재의의가 있다. 상법 제416조 제4호는 정관에 규정이 없는 경우 이사회가 현물출자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상법 규정 및 현물출자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되나, 이 경우 비록 현물의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채권자에 대한 보호는 될 수 있을지언정 기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하는 데에는 미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정관에 현물출자에 관한 규정이 없어 상법 제416조에 따라 이사회 결의만으로 현물출자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경우 아무런 제한 없이 이를 허용한다면 현물출자제도를 이용하여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비교적 손쉽게 기존 주주의 지주비율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현물출자제도를 통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무력화시키는 탈법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또한 단지 그 방식이 현금출자가 아니라 현물출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에 대한 보호가 약화된다고 볼 이유가 없고, 이사회의 재량권은 회사 이익과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지 자신의 경영권 고수나 지배주주의 지배권 유지를 위해 행사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고려하거나 기존보다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한층 강화한 현행법의 규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도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다.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배제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할 때, 과연 어떤 기준에 의해서 이를 제한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먼저 신주인수권을 배제함으로써 달성하려는 목적이 회사에 이익이 되어야 한다. 즉 회사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배제된 상태에서의 자본증가에 특별한 이익을 가져야 한다.

둘째로 신주인수권배제가 회사이익상 필요해야 하고 적합해야 한다. 즉 설정한 목적달성에 신주인수권배제가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록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허용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목적달성을 위해 행해진 신주인수권배제에 대한 회사이익과 그로 인해 주주가 입는 손해 사이에 비교형량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목적과 수단간의 비례성이 존재해야 한다. 이 때 신주인수권을 배제하지 않아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 있거나 주주의 손해를 정당화하기에 회사이익이 너무 미약한 경우에는 신주인수권배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에 있어서 상법 제 418조 제2항에서 요구하고 있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요건은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러나 현물출자는 현금출자에 비하여 여러 가지 동기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물출자에 의한 신주인수권배제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무엇을 출자하는지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재산출자에 의한 신주인수권배제의 정당성 심사는 현금출자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우선 회사는 회사의 목적에 비추어 당해 재산의 취득에 있어서 특별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예를 들면, 광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가 미술품을 취득하는 경우와 같이 영업적 성격이 없는 경우에는 회사의 목적에 비추어 특별한 이익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와 같이 납득가능한 회사이익이 존재하면 신주인수권배제의 필요성이 충족되어야 하며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재산의 출자는 필요성을 충족시킬 수 없다 필요성이 인정되면 비례성을 충족하는지 심사되어야 한다.

한편 재무구조의 개선을 위해 채무의 자본전환을 통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같은 전환은 현물출자의 형태로만 행해질 수 있고, 이는 원칙적으로 회사의 이익이 된다. 이 경우 신주인수권배제는 적합성 및 필요성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으나 비례성이 충족되는지 여부는 다른 주주들의 지주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출자 자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한 상태에서 현금출자에 의한 자본증가가 행해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4. 판 단
가.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함에 있어서 피고 회사가 현물출자자들로부터 그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각 채권을 출자 받음으로써 형식적으로 그 자본구조가 개선된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인하여 기존 주주들의 이익과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과적으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였다면 그와 같은 신주발행은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위 제1항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신주발행에 있어서 현물출자자들이 출자한 금전채권 중 상당수가 아직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장래의 채권에 불과하고, 피고 회사가 현물출자자들로부터 채권의 변제 등에 관한 독촉을 받고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다.
② 원고와 피고 회사의 경영진 사이에 분쟁이 계속되다가 원고가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받아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통지가 이루어지고 있던 중에 이 사건 신주발행이 이루어졌다.
③ 이 사건 신주발행 이전에 원고는 발행주식 중 총 24.44%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고, 주주 중 원고에게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들의 주식은 발행주식 중 25.65%로, 원고가 임시주주총회 시 행사할 수 있었던 의결권은 약 50.09%였으나,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원고가 임시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총 의결권의 약 39.91%로 감소하였다.
반면 원고와 경영권 분쟁 중인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나 이사들 및 그 측근 주주들 소유 의결권은 이 사건 신주발행 전후로 36.98%에서 50.65%로 변동됨으로써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피고 회사의 지배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되었다.
④ 피고 회사가 현물출자자들로부터 금전채권을 출자받아 달성하려는 목적이 통상의 주주배정의 방법에 의해서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볼 아무런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피고 회사의 상황, 이 사건 신주발행을 전후한 피고 회사의 지배구조의 변동 내역, 현물출자된 채권의 성격, 현물출자의 필요성 및 긴급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신주발행은 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피고 회사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하지 않거나 기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할 때 그 필요성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및 지배권을 방어할 수 있는 우호적인 제3자에게 현물출자라는 형식으로 신주를 배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물출자제도를 이용하여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 이 사건 신주발행은 무효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조미연, 판사 인형준, 판사 한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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